사기 — 실제 판결 18건
형량이 가벼운 순서입니다. 눌러보면 왜 그 형이 나왔는지 나옵니다.
4만 원이 벌금 30만 원이고, 1억 원이 집행유예입니다. 금액 막대와 형량 막대가 거의 따로 놉니다. 갈리는 건 「갚았나」와 「용서받았나」 두 가지이고, 금액은 그다음입니다. 중고거래 사기는 여기에 「몇 번 했나」와 「전과가 있나」가 더 붙습니다. 한 건 190만 원이 벌금 200만 원이고, 열한 건 515만 원이 집행유예, 다섯 건 360만 원이 누범이면 징역 2년입니다. 전세사기는 예외입니다. 같은 금액의 일반 사기보다 무겁게 보고, 절반을 갚아도 실형이 나옵니다.
계좌가 먼저 막히고, 형이 정해지면 몇 년 더 막힙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쓰인 계좌는 피해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지급정지됩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 재판은 한참 뒤입니다. 그런데 형이 정해지고 나면 한 번 더 옵니다.
금융감독원은 통장·카드·보안카드 같은 접근매체를 넘기거나 빌려준 사람, 계좌 정보를 넘긴 사람을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로 지정합니다 (제13조의2). 기간은 형사에서 무엇을 받았느냐로 갈립니다.
| 형사에서 받은 것 | 전자금융거래 제한 |
|---|---|
| 벌금형 | 선고받은 날부터 3년 |
| 징역형 (집행유예 포함) | 선고받은 날부터 5년 |
지정되면 금융회사는 그 사람의 전자금융거래를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제13조의2 제3항).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체크카드, 간편결제가 한꺼번에 막힙니다. 창구에 가서 종이로 처리하는 것만 남습니다. 월급 통장, 자동이체, 카드 결제가 전부 걸리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는 벌금보다 이쪽이 훨씬 오래 아픕니다.
집행유예를 받으면 감옥에 가지 않는 대신 이 제한은 5년입니다. 벌금이면 3년입니다. 형이 가벼워 보여도 통장이 막히는 기간은 두 해가 더 깁니다.
여기에 더해 금고 이상의 실형이면 공무원 임용 결격이 집행 종료 후 5년, 집행유예면 유예기간이 끝난 뒤 2년, 선고유예면 그 기간 중에 걸립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공기업과 각종 자격시험이 이 조항을 그대로 따라 쓰는 곳이 많습니다.
근거 —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4조, 제13조의2 ·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사기, 알아두면 다른 것
빌릴 때 갚을 생각이 있었나
돈을 빌리고 못 갚은 것 자체는 사기가 아닙니다. 사기가 되려면 빌리는 시점에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어야 합니다. 그래서 수사와 재판의 초점은 「못 갚았다」가 아니라 「그때 상황이 어땠나」에 맞춰집니다.
수입이 없었는지, 다른 빚이 얼마나 있었는지,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를 봅니다. 이 목록에서 3,000만 원을 빌린 사건은 받은 돈 대부분을 다른 빚 갚는 데 돌려막은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반대로 편취한 뒤에 일부를 갚았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미 성립한 사기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양형에서만 참작됩니다.
금액이 넘으면 다른 법으로 넘어갑니다
형법상 사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347조). 그런데 이득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제3조 제1항).
5억을 넘는 순간 집행유예가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징역의 하한이 3년인데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에만 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경 사유가 있어야 겨우 집행유예 범위로 내려옵니다.
양형기준은 그보다 촘촘합니다. 1억 원 미만, 1억~5억, 5억~50억으로 나누고, 조직적 사기는 별도 유형으로 더 무겁게 봅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일반 사기보다 무겁게 나오는 이유입니다.
처벌불원이 변제보다 셉니다
이 목록에서 1억 원을 한 푼도 갚지 못한 사건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으로, 권고형 하한보다도 낮게 나왔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사기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합의해도 재판은 열립니다. 그런데 양형기준의 특별감경인자에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 있어서, 여기에 걸리면 권고형 구간 자체가 한 단계 내려갑니다. 금액 구간을 한 칸 낮추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다만 피해자가 여럿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부와만 합의해서는 구간이 내려가지 않고, 판결문은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다」는 쪽을 먼저 적습니다.
전세사기는 같은 금액이어도 더 무겁습니다
전세보증금 편취도 법조문으로는 그냥 형법 제347조 사기입니다. 양형기준도 일반사기 유형을 씁니다. 그런데 실제 선고형은 같은 금액의 다른 사기보다 무겁게 나옵니다.
부산 사건 판결문이 그 이유를 적었습니다 — 「피해자 및 그 가족의 전 재산이자 삶의 터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삶의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죄」. 같은 2억이라도 사업자금 사기와 전세보증금 사기를 다르게 본다는 뜻입니다.
그 사건 피고인은 동종 전과가 없고, 반성했고, 2억 중 1억을 이미 갚았고, 간경화로 건강도 나빴습니다. 보통 이 조합이면 집행유예가 나옵니다. 그런데 실형 1년 3개월이 나왔습니다.
다만 법원은 보석을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에 「피해 회복의 기회를 주기 위하여」라고 적혀 있습니다. 남은 1억을 갚으면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전세사기에서 변제가 통하는 방식은 「형을 깎는다」가 아니라 「구속을 늦춘다」에 가깝습니다.
여러 번 나눠 받아도 금액은 합쳐집니다
같은 사람을 상대로 같은 수법을 반복하면 하나의 죄로 묶입니다(포괄일죄). 그래서 한 번에 얼마를 받았는지가 아니라 다 합쳐서 얼마인지로 유형이 정해집니다.
서울북부 사건은 35만 원부터 시작해 168번에 걸쳐 1억 985만 원을 받았습니다. 한 건씩 보면 전부 소액인데, 합산되어 제2유형(1억 이상 5억 미만)에 들어갔고 권고형이 징역 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양형기준의 금액 구간은 이렇습니다. 제1유형 1억 원 미만, 제2유형 1억~5억, 제3유형 5억~50억, 제4유형 50억~300억, 제5유형 300억 이상. 구간이 하나 올라가면 권고형이 통째로 바뀝니다.
빌려주는 쪽에서 보면, 같은 사람이 같은 이유로 계속 요구하기 시작한 시점이 갈림길입니다. 그때부터는 빌려주는 게 아니라 앞의 구멍을 메우고 있는 것이고, 금액은 그렇게 쌓입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은 「몰랐다」가 잘 안 통합니다
현금 수거책으로 기소된 사람들이 법정에서 가장 많이 하는 주장은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입니다. 실제로 조직은 「부동산 조사」, 「대부업 수금 심부름」, 「채권 회수」 같은 이름으로 접근하고 건당 10만~40만 원을 제시합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대체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확정적으로 알았어야 하는 게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거책일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이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 인식을 인정하는 근거는 대개 같습니다 — 신분증도 근로계약서도 없이 고액을 주는 점, 현금만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일이라는 점, 정해진 장소에서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는 점.
정범이 아니라 방조범으로 기소되는 것은 맞습니다. 직접 속인 건 조직원이고 본인은 돈만 옮겼기 때문입니다. 방조범은 형을 감경하므로(형법 제32조 제2항) 같은 금액의 사기보다 형이 낮게 시작합니다. 다만 건수가 여러 개면 경합범가중이 붙어 상한이 다시 올라갑니다.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건 결국 합의와 공탁입니다. 이 목록의 두 수거책 사건을 나란히 보면 선명합니다. 1억 3,620만 원 사건은 실형 1년 8개월, 5,880만 원 사건은 합의 1건 + 공탁 2건으로 집행유예 3년입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합의하기 어려운데, 공탁은 상대의 동의 없이 혼자 할 수 있어서 거의 유일한 수단이 됩니다.
중고거래 사기, 갈림길은 전과와 횟수입니다
같은 「물건 판다고 올리고 돈만 받은」 사건인데 형이 이렇게 갈립니다.
맥북 190만 원 한 건, 초범, 합의 → 벌금 200만 원 (대구 2023고단2226). 네 개 플랫폼에서 열한 명 515만 원, 초범, 전원 합의 →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부산 2022고단1812 외 3건 병합). 명품가방 다섯 명 360만 원, 사기 전과 열 건에 누범기간 중 → 징역 2년 실형 (남양주 2023고단1026).
금액은 190만 원과 360만 원으로 두 배도 차이가 안 나는데 벌금과 징역 2년으로 갈립니다. 금액이 아니라 횟수와 전과가 형을 정합니다.
「구매 인증샷」은 증거가 아닙니다
수원지방법원 2025고정208은 판매자가 주문일자·주문자·배송제품명이 적힌 택배 주문내역 캡처를 보내 믿게 만든 사건입니다. 그 캡처는 포토샵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캡처 이미지는 몇 분이면 만들어집니다. 구매내역을 확인하려면 캡처가 아니라 판매 플랫폼의 주문번호나 배송 조회 링크를 받아야 합니다.
안전결제를 쓰자고 했을 때 거부하거나 다른 링크를 보내면 그 자리에서 끊는 것이 맞습니다.
「입금자명을 잘못 썼다」는 두 번째 거짓말
제주지방법원 2025고단2020에서 피해자는 콘서트 티켓 선금 57만 원을 보냈습니다. 그다음 「입금자명을 잘못 입력해 송금했다」며 456만 원을 더 받아냈고, 다시 「지정하는 계좌로 456만 원을 보내면 앞서 잘못 입금된 돈을 돌려줄 수 있다」고 해서 또 456만 원을 받았습니다.
처음 걸린 것보다 「바로잡으려다」 잃은 돈이 훨씬 큽니다. 잘못 들어온 돈은 내가 돌려보낼 일이 아니라 은행에 착오송금 반환지원을 신청할 일입니다. 상대가 계좌를 지정해주면 그 시점에 이미 사기입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그렇게 모인 돈을 현금으로 뽑아 넘기는 세탁책이었고, 사기죄 공동정범으로 처벌됐습니다.
「대신 팔아주면 공짜로 줄게」에 걸리는 자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5고단2031은 「애플워치를 대신 팔아주면 옷을 무료로 주겠다」는 제안으로 시작합니다. 제안을 받은 사람은 시키는 대로 판매글을 올렸고, 구매자가 보낸 43만 원이 그 사람 계좌로 들어왔습니다. 돈은 곧바로 다른 계좌로 넘어갔습니다.
여기서 가장 위험한 자리는 물건을 판 사람도, 산 사람도 아니라 「대신 올려준 사람」입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그 계좌가 먼저 지급정지되고 그 사람이 먼저 조사를 받습니다.
대가가 수수료든 물건이든 상관없습니다. 내 계좌를 돈이 지나갔다는 사실 하나로 공범 조사가 시작되고, 몰랐다는 것을 내가 증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