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버리겠다」고 했는데 무죄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19년 8월 6일 오후 1시 45분, 서울 강남의 한 주민센터. 그곳 전화기로 48세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죽여 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상대가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자 화가 나 그날 문자메시지 다섯 건을 보냈고, 이듬해 8월에도 다섯 건을 더 보냈습니다. 검찰은 협박에 더해 보복 목적 협박(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까지 걸어 기소했습니다.
무엇을 했나
전화 1회 · 문자메시지 10건
유리하게 본 사정
- 피고인의 장애 정도와 상대방과의 관계, 당시 상황을 종합하면 자신의 억울하거나 서운한 감정을 나타낸 것으로 볼 여지가 큼
- 문자 중 상당 부분은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있는 내용 자체가 없음
- 문자는 1시간 반 이내에 다섯 개씩 전송된 것으로, 반복성을 인정할 만한 횟수와 빈도가 아님
불리하게 본 사정
- 「죽여 버리겠다」는 말 자체는 외형상 해악의 고지로 보일 수 있음
- 상대방이 112에 신고할 만큼 실제로 두려움을 느낌
비슷한 상황이라면
협박죄에서 법원이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는가, 둘째 그 판단은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주변 상황·관계와 지위·친숙한 정도를 종합해서 하며(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도10451 판결), 셋째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이어야 하고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을 정도면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는 것입니다.
문자를 여러 번 보냈다고 곧바로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되지도 않습니다. 대법원은 각 행위 사이에 「일시·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같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를 하나의 반복적 행위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회성이거나 이어지지 않는 단발성 행위가 몇 번 있었던 것에 불과하면 이 죄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4351 판결).
다만 무죄가 났다고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은 2019년 일이 2022년 말에야 끝났습니다. 3년 넘게 형사재판을 받았고, 그 사이 보복 협박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무죄는 결과이지 과정이 아닙니다.